Q)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환대받는 기분이에요. 집에 성도분들을 자주 초대하시나요?
네, 집이 항상 열려있어요.(웃음) 특히 교회에 새 가족이 오시면 꼭 집으로 초대해요. 밥 먹고, 차 마시면서 그들이 살아온 삶을 들어요. 부부 관계는 어떤지, 자녀와는 어떤지, 어떤 신앙의 길을 걷고 있는지… 서너시간을 보내보면 교회가 이분들을 어떻게 섬길 수 있을지 지혜가 생겨요.
다음 번에는 그 가족이 저희를 집으로 초대해서 또 서너시간 보내요. 지난 번 그 어려움은 어떤지, 재정 상태는 괜찮은지 더 깊게 교제하죠. 예배도 예배지만, 이렇게 집에서 만나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 참 유익해요.
이런 교제 과정 후 스타팅 포인트(새가족반)에 등록하시면, 우리 교회의 신학과 방향, 어떻게 건강한 교회를 추구하고 있는지 소개해요. 성도로 서약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립니다. 그 기간동안 성도들이 서로 돌보고 격려하고, 힘든 사람도 참으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아픔과 짐을 지는 모습을 보고 배우게 됩니다.
Q) 주님의 은혜교회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워커홀릭 목사 생활에 위기를 맞다
원래 대형교회를 섬기는 워커홀릭 청년부 목사였어요. 그런데 30대 중반 목회 13년만에 ‘그만둬야 하나?’하는 정도의 소위 현타가 왔어요. 그 시기 제 삶의 비전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당시 청년이 변화되는게 답이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청년 사역에 힘썼어요. 그런데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열심히 하면 할수록 그 희망이 사라지더라고요. 부모와의 관계에서 상처받고, 그 미움이 해결되지 않는 아이들도 너무 많고요. 그 안에서 성적으로 문란한 관계가 난무했어요. ‘가정이 무너졌다.’ 그리고 ‘세상 문화 안에서 아무 힘이 없다.’ 두 가지 사실을 절감했어요.
제가 섬기던 교회는 소위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이 많이 다니고, 건강하고 전통있는 교회로 소문난 곳이었어요. 담임목사님도 대단한 설교자셨고요. 열매인 그 자녀들이 훌륭하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요? 그런데 장년부를 봐도 남자들은 일만 하고, 아내들은 머리가 너무 커져있고요. 교회에서 한 자리씩은 맡고 있지만, 그룹 시간에는 전혀 삶을 나누지는 못하는 한계도 보고요. 사실 한국 교회의 현실이고 아픔이죠.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면 복음도, 말씀도 능력이라 성도들을 바꿔야 하는데, 복음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점점 없어졌어요. 사실 한계에 부딪혀서 도망간거죠.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저보고 ‘아빠는 바보’래요, 잘 놀아주지 못하고 자신과 시간을 안보내는 아빠에게 자기가 할 수 있는 가장 나쁜 말을 한거에요. 하나님을 위한 일니까 아내와 아이보다 교회 일이 앞서 있었어요. 그 때 하나님께서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어떻게 살았니?’ 물으시는데 할 대답이 없더라고요. 목사인 저조차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알지 못한다는게 충격이었어요. 계속 이렇게 워커홀릭으로 교회에 올인하면, 내 아이들과 가정은 누가돌보지? 성도들은 누구에게 배우지? 길을 걷는데 ‘이러다 다 죽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때 비전이 완전히 바뀌고, 아내와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그 과정에서 아내가 홈스쿨링을 해야겠다고 결단한게 열쇠가 되었어요.
꿈에 그리던 공동체를 만나다
성환) 청년보다 좀 더 어린 아이들로 눈을 돌렸어요. 2004년 아내가 한 컨퍼런스에서 홈스쿨링을 결단한 후 2년 정도 하다보니 희망이 보이는데 어떻게 교회와 연결할지 고민이 있었죠.
미란) 홈스쿨링을 결단하고, 모든 사역을 그만두고 집으로 들어왔어요. 미국은 이미 홈스쿨링이 우리나라보다 한 세대 앞서 있었기 때문에, 미군 부대에 살던 분에게 홈스쿨링을 배우게 되었어요. 그 분이 미국에서 다니던 교회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저희가 기도하고 꿈꾸던 교회의 모습이더라고요. 그런데 미국이고 영어도 못하니까 듣고 금세 잊어버렸죠.
그러다 아이만 데리고 홈스쿨링을 배우러 미국에 가게 됐고, 메릴랜드로 홈스테이가 정해졌어요. 그런데 홈스테이 가족이 한국에서 그 자매가 말한 교회에 다니고 있고, 그 교회가 바로 홈스테이 집 근처라는거 아니겠어요? 하나님의 치밀한 계획에 너무 놀랐어요. 개인적으로는 홈스쿨링으로 더 유명한 텍사스로 가고 싶어 아쉬워 했었거든요.
무작정 그 교회에 찾아가서 교회를 배우고 싶다고 했어요. 한달동안 머물면서 성도들의 집에 돌아다니면서 어떻게 사는지, 어떤 공동체인지 배웠어요. 그게 Sovereign Grace Churches 와 인연의 시작이었어요.
성환) SGC (소버린 그레이스 처치스)는 누군가에게 너 공부시켜줄게, 개척하게 해줄게.. 어떤 확답도 하지 않아요. 관계 맺으면서 천천히 알아가요. 저희 가정도 복음 안에서 어떤 삶을 사는지 아주 오래 관찰하셨어요. 그 과정에서 답을 찾지 못해서 헤맬 때 하나님께서 SGC를 통해 답을 알려주셨고요. 결과적으로는 여러 도움을 받아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SGC 의 가족 교회로서 주님의 은혜 교회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Q) 주님의 은혜 교회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복음’과 ‘공동체’입니다.
복음을 명확히 이해하고, 그 이해를 일상으로 가져오는 교회
성도들에게 “날마다 자신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말해요. 요즘은 그것도 부족해서 “매초 매 순간 복음을 전해라.”로 바꿨어요. (웃음)
과거의 제가 그랬듯 대부분의 한국 교회에서 복음은 전도할 때 잠깐 듣고, 설교 때 가끔 들을 수 있어요. 제자 훈련, 봉사, 프로그램 이야기를 더 많이 해요. 우리 교회에서는 그런 이야기들은 다 거둬내고 복음만 남겼어요. 그리고 내 일상에 복음을 어떻게 적용할지만 생각해요. ‘지금 겪는 개인 회생 문제에 복음을 어떻게 적용할 거예요?’, ‘자녀 문제를 어떻게 복음으로 다룰 거예요? ’이런 질문들이 가득해요. 성도의 삶을 들여다보면 어느 가정에나 수많은 이야기가 있어요. 정말 우리 모두 날마다 복음이 필요해요.
공동체가 서로를 돌보고 함께 자라는 교회
교회는 사랑으로 지어진 공동체에요. 그런데 그 안에 있는 우리는 다 망가졌어요. 거룩하고 완전하신 그 분이 교회 공동체를 낳으시고, 우리가 그 몸인데, 같이 있을수록 서로가 망가진 게 보여요. 서로 품을 수가 없어요. 그런데 전능하신 그 분이 나의 더러운 죄를 알고도 먼저 사랑을 시작하신 그 복음을 안다면 가능해요. 나와 하나님 사이의 간극을 이해한다면, 그 거리에 비해 내 눈에 덜 떨어져 보이는 그 사람과 나의 차이는 크지 않다는 걸 알게 돼요. 거룩하신 삼위 하나님 안에 망가진 우리가 같이 사는 것 - 이게 교회이구나! 깨달아요. 공동체가 서로를 통해 배워요. 예배, 메시지뿐 아니라 소속된 공동체 사람들을 보면서 받아들이는 자극이 작용한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바뀝니다. 속도가 다를 뿐이죠.
Q) 공동체가 어떻게 서로에게 배우나요?
성숙한 사람, 약한 사람이 함께 있어서 배울 수 있다면 성장합니다.
건강한 교회라면 어린아이, 청년, 어른 세 종류의 사람이 다 있어야 해요. 어린 아이만 있어서 하소연만 하면서 어디로 갈지 몰라요. 반대로 머리 큰 사람만 있으면 열심히 일만 하다 지쳐버려요. 요한1서 말씀대로 영적으로 성숙한 어른, 담대한 청년, 이제 막 아버지를 아는 어린아이가 함께 있다면 굉장한 시너지가 생깁니다.
바로 옆에서 도와줄 코치가 있어야 합니다.
배움의 과정을 돌아보면, 선배나 코치가 소수를 멘토링처럼 가르쳐야 효과적이에요. 손흥민 선수가 강당에 1,000명을 모아놓고 축구 잘하는 법을 강의만 한다고, 축구를 잘 하게 될까요? 삶이라는 경기장 안에서 교회도, 부모도, 친구도 도와주지 않고, 강당식 교육만 하면 무서운 열매가 나와요. 반드시 옆에서 도와주는 코치가 있어야 합니다.
Q) 앞으로 교회의 방향은?
이제 막 시즌1이 끝났다고 생각해요. 첫 시즌에는 좌충우돌하면서 교회가 함께 배우고 성숙해지는 시간이었어요. 복음, 공동체, 다음세대와 가정.. 과 같은 큰 주제를 경험하고 정립했어요. 개척 초기에 오신 분들은 복음으로 삶이 변화하는데 3~4년이 걸렸다면, 그 다음에 온 분들은 1~2년, 최근에는 2-3달안에 교회의 DNA를 캐치하고 삶에 적용해 나가시더라고요.
두번째 시즌의 서막같아요. 우리가 생각한 가치가 문화 앞에 움츠려 들지 않아도 되겠다 확신이 생겼거든요. 자신있게 나눌 때가 되었어요. 교회 건물, 웹사이트도 보수하고 팀도 재정비하고 있어요. 내년부터는 좀 더 정체성을 드러내고 보여주려고 합니다.